다시 한 번 꽃을 고를 계절이 왔습니다.
봄에는 향긋한 생화가 손짓하고, 가을에는 따스한 색감의 드라이플라워가 마음을 흔듭니다.
결혼식의 계절은 한 해 내내 이어지지만, 꽃의 계절은 매 순간 다릅니다.
그래서인지 대전웨딩박람회에서도 신랑신부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부스 중 하나가 바로 ‘플라워 데코’ 코너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계절별 생화와 드라이플라워의 현실적인 조합, 그리고 대전웨딩박람회가 보여준 ‘꽃 선택의 기술’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봄 – 살아있는 색의 계절, 생화의 무대
봄 결혼식의 주인공은 단연 생화입니다.
튤립, 수국, 작약, 라넌큘러스 같은 꽃들이 가진 자연스러운 수분감과 생기 있는 색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결혼식의 상징과 꼭 닮아 있습니다.
대전웨딩박람회에서도 봄 시즌 플라워 부스는 ‘신선한 향’으로 가득했죠.
이 시기에는 드라이플라워보다 생화의 질감이 훨씬 더 빛나며, 사진에서도 ‘살아 있는 컬러감’이 도드라집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봄 생화는 하루만 지나도 시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웨딩홀 장식이나 신부 부케에 생화를 사용하더라도, 포토테이블이나 웨딩소품에는 드라이플라워를 병행하는 ‘믹스 스타일’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 조합은 봄날의 생기와 동시에 ‘시간이 멈춘 듯한 감성’을 함께 담아낼 수 있습니다.
여름 – 생화의 한계, 드라이의 대안
여름은 생화에게 가장 혹독한 계절입니다.
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로 인해 금세 시들거나 색이 바래버리죠.
그래서 대전웨딩박람회 여름 시즌 부스에서는 ‘보존화’와 ‘드라이플라워’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보존화는 생화의 질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긴 보존 기간을 자랑합니다.
생화의 풍성함과 드라이의 실용성을 절묘하게 결합한 형태죠.
여름 웨딩홀의 고온 환경에서도 형태가 무너지지 않아, 신부 부케나 포토존 장식에 많이 활용됩니다.
특히 대전의 여름은 습도가 높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생화가 버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신부들은 생화 부케를 한 번만 들고, 리허설 촬영이나 본식 후에는 드라이플라워 부케로 교체하는 식으로 현실적인 선택을 하곤 합니다.
가을 – 따스한 빛과 말린 꽃의 공존
가을 웨딩은 ‘빛의 결혼식’이라 불릴 만큼 채광이 아름답습니다.
따라서 플라워 데코에서도 생화의 생기보다는 톤의 조화가 중요해집니다.
대전웨딩박람회에서는 브라운, 오렌지, 말린 장미빛 드라이플라워가 유독 인기를 끌었죠.
드라이플라워는 시간에 따라 색이 깊어지고, 빛을 받으면 은은한 그림자를 만들어냅니다.
결혼식이 ‘지나가는 하루의 이벤트’가 아니라, ‘남겨지는 기억’이라는 메시지와도 어울립니다.
특히 가을 신부들이 선호하는 빈티지 콘셉트나 내추럴 무드는 드라이플라워의 질감과 찰떡궁합입니다.
그렇다고 생화를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을의 국화, 장미, 안개꽃 같은 생화를 포인트로 배치하면, 드라이플라워의 정적인 매력에 생동감이 더해집니다.
이런 조화야말로 대전웨딩박람회가 제안한 가장 ‘현실적인 플라워 스타일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겨울 – 온기와 색감을 담는 플라워 믹스
겨울에는 생화의 수명이 길어지지만, 종류는 한정적입니다.
그래서 드라이플라워가 오히려 색채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얀 장미나 목화, 유칼립투스 같은 생화에 드라이 라벤더나 말린 허브를 섞으면, 차분하면서도 포근한 분위기가 완성됩니다.
대전웨딩박람회 겨울 시즌에서는 특히 ‘화이트+베이지+그린’ 조합이 눈에 띄었습니다.
생화와 드라이플라워의 질감이 섞여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레이어감이, 차가운 계절 속에서도 따뜻한 시선을 머물게 했습니다.
계절을 넘어, 조화의 미학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섞느냐’입니다.
계절에 따라 생화와 드라이플라워의 비중은 달라지지만, 두 가지의 공존은 언제나 가능합니다.
생화가 ‘순간의 아름다움’을, 드라이플라워가 ‘지속되는 감성’을 상징한다면, 결혼식은 그 두 세계가 만나는 지점입니다.
대전웨딩박람회가 보여준 플라워 트렌드는 화려함보다 ‘균형’에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건 완벽한 꽃이 아니라, 그날의 공기와 빛을 담은 감정이니까요.
결국 생화든 드라이플라워든, 중요한 건 “당신의 계절이 담긴 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대전웨딩박람회는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어떤 계절의 빛 아래에서, 어떤 감정을 남기고 싶은가’를 묻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답은 어쩌면,
봄의 향기와 가을의 그림자가 한 꽃다발 속에서 나란히 피어나는 그 순간에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