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웨딩박람회에서 마주한 우리의 웨딩 무드보드

수원웨딩박람회는 마치 우리 둘만의 결혼 준비 여정을 눈앞에 펼쳐놓은 듯한 공간이었어요. 처음엔 단순히 정보를 얻기 위해 가볍게 수원웨딩박람회 방문했는데, 돌아오는 길엔 마음속에 웨딩 무드보드 하나를 가득 채워왔죠. 준비되지 않은 설렘과, 준비되어 있는 수많은 컨셉들 사이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우리만의 결혼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그려나가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처음 눈길을 빼앗긴 부스는 플라워 데코존이었어요. 계절감이 물씬 느껴지는 은은한 말린 꽃 장식부터, 생화로 가득 찬 플로럴 아치까지. 봄날의 정원을 옮겨온 듯한 그 풍경을 보며 “이건 꼭 우리의 웨딩홀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동시에 꺼냈죠. 무드보드에 처음 그려 넣은 것은 ‘내추럴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플라워 스타일’. 색감은 톤다운된 코랄과 아이보리, 그리고 그린 컬러로 정해졌어요. 은은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예쁜, 바로 그런 느낌이었죠.

다음으로 발길이 닿은 건 드레스존이었는데, 솔직히 이곳에서 시간을 가장 오래 보냈어요. 저는 막연히 심플한 드레스를 원했는데, 실제로 입어보고 원단을 만져보니 마음이 계속 바뀌더라고요. 레이스가 촘촘히 들어간 A라인 드레스, 깊은 브이넥의 슬림핏 드레스, 오프숄더의 러블리한 드레스까지. 피팅체험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된 건 ‘나에게 어울리는 라인과 소재’였어요. 우리 무드보드에는 ‘빈티지 레이스 + 클래식 무드’로 정리했어요. 실루엣은 깔끔하되, 디테일은 풍성하게.

그리고 또 하나, 우리 둘 다 마음에 쏙 들었던 건 ‘셀프웨딩 촬영존’이었어요. 부스마다 테마가 다른 스튜디오들이 마련돼 있었는데, 각자의 촬영 스타일을 직접 보고, 포즈와 배경, 조명 느낌까지 비교할 수 있었어요. 특히 어느 한 부스에서 보여준 야외 한강 뷰와 함께한 촬영 컷은 우리 둘 다 눈을 반짝이게 만들었어요. 그때 무드보드에 추가된 키워드는 ‘자연광 + 야외 촬영 + 피크닉 무드’. 뻔하지 않지만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그런 웨딩사진을 원했어요.

예복존에서는 예비신랑이 갑자기 진지모드로 변신했어요. 평소엔 옷에 크게 관심 없는 편인데, 실제 슈트 원단과 맞춤 스타일 설명을 듣고선 눈빛이 달라지더라고요. 특히 미니멀한 블랙 턱시도에 골드 컬러 행커치프 포인트를 준 스타일을 보고선 “이거 나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라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이 스타일을 ‘모던 클래식’으로 이름 붙였고, 무드보드의 예복 항목에도 추가했죠.

마지막으로 들른 건 스냅사진 부스였는데, 다양한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한자리에서 비교해볼 수 있었어요. 감성적인 노을샷, 흑백의 깊이 있는 스냅, 여행지에서의 화보 같은 연출까지. 우리는 결국 ‘자연스럽고 진심이 담긴 웃음이 있는 사진’을 최우선으로 정했고, 작가 스타일로는 ‘필름톤 + 캐주얼 무드’를 선택했어요. 결국 무드보드엔 “우리다움이 묻어나는 순간”이라는 문장을 키워드로 담아 넣었어요.

수원웨딩박람회는 단순히 웨딩업체들을 모아놓은 공간이 아니라, 우리 둘의 결혼을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볼 수 있었던, 아주 중요한 시작점이었어요. 막연했던 결혼 준비가 구체적인 컨셉으로 정리되고, 우리가 어떤 분위기의 웨딩을 원하는지 서로 더 잘 알게 되었죠. 돌아오는 길, 우리는 무드보드를 사진으로 정리하며 이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제 진짜 우리가 원하는 결혼식이 어떤 건지 알 것 같아.”

그리고 그 무드보드는, 지금도 우리 결혼 준비의 중심이 되어 매일 조금씩 채워지고 있어요. 수원웨딩박람회에서 마주한 우리만의 웨딩 무드, 앞으로의 준비에 든든한 나침반이 되어 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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