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거울 앞에 서서 괜히 한 번 허리를 쭉 펴봤습니다. 일상에서는 신경도 안 쓰던 제 어깨선이 그날따라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이유는 단 하나, 오늘은 킨텍스 결혼박람회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어볼 수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죠. “드레스 피팅은 그냥 체험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이미 신부 모드였습니다.

킨텍스에 도착하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건 규모부터 압도적인 박람회장이었어요. 입구부터 줄지어 서 있는 웨딩드레스 브랜드들의 간판, 조명에 반짝이는 드레스 전시, 그리고 드레스를 입은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까지 순간 ‘와, 내가 결혼을 진짜 준비하고 있구나’라는 실감이 확 밀려왔습니다.

첫 번째로 들른 드레스 부스에서는 공주풍의 A라인 드레스를 입어봤어요. 치맛자락이 한껏 퍼지니 그동안 영화 속에서만 보던 장면이 제 앞에서 펼쳐지는 것 같더라고요. 사진을 찍어주던 직원분이 “신부님은 순백의 드레스가 얼굴 톤이랑 잘 맞으세요”라고 말해주는데, 그 순간만큼은 제가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다만 걸을 때는 살짝 불편하더라고요. 확실히 화려함과 편안함은 반비례하는 것 같았어요.

다음 부스에서는 슬림 라인 드레스를 입어봤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저거 입으면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입고 거울 앞에 서니 생각보다 훨씬 세련된 느낌이 났습니다. 어깨부터 허리, 그리고 골반까지 매끈하게 이어지는 라인이 제 체형을 의외로 잘 살려줬거든요. 솔직히 이때부터 조금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화려한 A라인이냐, 우아한 슬림 라인이냐.

세 번째로 입어본 건 머메이드 드레스였는데요, 이건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만했습니다.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다 보니 긴장이 잔뜩 되더라고요. 그런데 신기한 건, 다른 드레스와 달리 입는 순간 제 표정도 달라졌다는 거예요. 자신감 있게 턱을 살짝 올리게 되고, 걷는 발걸음도 좀 더 느려지고 우아해진다고 할까요. 주변에서 “이건 본식 드레스로도 강추”라는 얘기를 듣고 나니, 제 마음은 점점 복잡해졌습니다.

킨텍스 결혼박람회 장점은 이렇게 다양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거예요. 단순히 드레스를 입어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명과 무대 분위기까지 체험할 수 있어서 실제 결혼식 날을 미리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담해주시는 분들이 제 체형과 피부톤, 원하는 예식 분위기에 맞춰 드레스를 추천해주니까 혼자 검색하며 고민할 때와는 확실히 차이가 컸습니다.

드레스만 본 게 아니었어요. 드레스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나 헤어스타일링도 함께 제안받을 수 있어서, 전체적인 신부의 이미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티아라나 베일 하나만 바꿔도 분위기가 달라지니, ‘아 이런 게 웨딩 스타일링의 힘이구나’ 싶었죠.

그리고 후기를 쓰면서 꼭 말하고 싶은 건, 드레스를 입는 순간 느껴지는 감정이에요. 단순히 옷을 입는 게 아니라, 결혼이라는 큰 전환점을 준비하는 설렘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사실 드레스마다의 장단점은 눈으로 보거나 검색해도 알 수 있잖아요. 하지만 직접 입어보고, 거울 속 제 모습을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감정은 그 자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거였어요. “아, 나도 이제 곧 결혼하는구나”라는 생각이 현실처럼 다가온 순간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킨텍스 결혼박람회는 웨딩드레스 선택에 있어 최고의 기회였어요. 다양한 스타일을 직접 경험하고, 전문가의 의견도 들으며, 제 마음에 가장 크게 와닿는 ‘운명의 드레스’를 찾는 과정이었죠. 아직 최종 선택을 하진 않았지만, 확실히 방향은 잡혔습니다. 앞으로 예식 분위기와 제 취향을 고려해 더 세밀하게 고르면 되겠죠.

웨딩드레스라는 게 단순한 옷이 아니라, 인생에서 단 한 번 입을 수 있는 특별한 상징 같아요. 그래서 더 신중하면서도 설레는 선택이었고, 킨텍스 결혼박람회는 그 여정을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혹시 결혼 준비 중이시라면, 웨딩드레스 체험은 꼭 해보시라고 자신 있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